신용회복경험담
체면을 내려놓으니, 숨통이 트였습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0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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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겉보기엔 평범한 가장, 속은 점점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올해 46세, 시청에서 20년 가까이 근무 중인 평범한 공무원입니다.
아내와 두 아들(고등학생 둘)과 함께 살며, 누구보다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믿었죠.
월급은 크지 않지만 규칙적으로 들어오고, 집도 전세였기에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2년 전, 후배가 몰고 온 고급 SUV를 보면서 문득 ‘나도 이제쯤은 뭔가 있어 보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리스로 수입차 한 대를 계약했고, 초기에는 큰 문제 없었습니다. 월 90만 원 정도의 리스비와 유류비, 보험료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2. 전개: 유지비에 쫓기고, 카드값에 발목 잡히다
문제는 그 뒤였습니다. 차량 유지비는 생각보다 컸고, 아이들 학원비와 생활비, 부모님 병원비까지 겹치니 한 달 지출이 월급을 훌쩍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금액은 카드 돌려막기로 버텼고, 어느새 총 채무가 5,500만 원까지 늘어났습니다.
리스비가 연체되면서 회사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고, 신용카드도 한도 초과, 연체.
이자만 월 70만 원 넘게 빠져나가는데도 원금은 줄 기미가 없었습니다.
가족에게는 말도 못 하고 혼자 끙끙 앓았죠. 퇴근 후 혼자 차 안에서 한참 멍하니 앉아 있던 날이 많았습니다.
3. 위기: 가족 몰래 밤에 대부업체 상담을 받기도
어느 날, 리스사에서 차량 회수를 하겠다는 통보가 날아왔습니다.
회사 주차장에 세워두기 무섭고, 늘 조마조마하게 살았죠. 이대로 가면 신용불량자가 되는 건 물론이고, 월급까지 압류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머리가 새하얘졌습니다.
고민만 3~4개월을 했습니다. 체면, 직업, 가족 눈치... 모두가 걸림돌이었죠.
그러다 공무원 커뮤니티에서 개인회생 제도를 알게 됐고, 밤늦게 조용히 상담을 받았습니다.
처음 상담실을 찾던 날, “드디어 나도 이렇게까지 왔구나”라는 생각에 참담했지만, 상담사가 담담히 절차를 설명해 주니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4. 해결: 월 21만 원씩 3년 변제, 다시 숨 쉴 틈이 생겼습니다
서류 준비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정확한 소득 증빙과 생활비 내역을 제출했고, 법원에서는 월 21만 원씩 36개월(3년)간 납부하는 변제 계획을 인가해주었습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 특성상 수입이 안정적인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법원 출석은 서류 심사로 갈음되었고, 이후 채권자 회의에서도 특별한 반대 없이 인가가 결정됐습니다.
초기에는 “이걸 정말 3년 동안 성실히 낼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자동이체로 설정해두고 월급을 관리하는 습관이 생기니 의외로 버틸만 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지출 통제였지만, 가족과도 솔직하게 이야기한 후 서로 협력하면서 점점 안정을 되찾게 되었죠.
5. 결말: 체면보다 소중한 건 가족과 나 자신의 미래
지금은 개인회생 진행 10개월 차입니다.
빚은 줄어들고, 마음은 전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 교육비를 걱정 없이 줄 수 있게 된 점, 그게 가장 큽니다.
차도 처분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오히려 생활비가 크게 줄었고 몸도 더 건강해졌습니다.
예전엔 남이 어떻게 볼까를 너무 의식했는데, 지금은 제 삶에 집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2년 조금 넘게 더 갚아야 하지만, 이 길 끝에는 반드시 신용 회복과 평범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이 정도로 회생까지는 아닌데…” 하며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그 망설임이 길어질수록 빚은 늘어난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빚을 인정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
그게 제가 다시 숨 쉴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