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끝이라고 생각했을 때,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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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약 15%)
저는 올해 27살, 이공계 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입니다. 학부 시절부터 꾸준히 성실하게 공부해왔고, 졸업 후엔 더 좋은 연구 환경에서 박사과정까지 이어가는 게 목표였습니다. 특별히 부유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집안에서 자라왔고, 누구보다 평범하고 모범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원 생활은 생각보다 외롭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긴 연구 시간, 불확실한 미래, 남들과 비교되는 현실 속에서 자존감은 점점 낮아졌고, 그 틈을 타 도박이 들어왔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약 25%)
처음에는 단순한 재미였습니다. 친구들이 스포츠토토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호기심에 소액을 걸어봤습니다. 한두 번 이기고 나니 ‘이걸로 용돈 정도는 벌 수 있겠다’는 착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시작된 도박은, 점점 금액이 커지고 종류도 바뀌어 결국 해외 카지노 사이트까지 손을 대게 됐습니다.
돈이 부족하니 자연스레 대출을 알아보게 됐고, 처음엔 소액 대출이던 것이 나중엔 대부업체와 저축은행까지 가게 됐습니다. ‘이번만 이기면 갚을 수 있다’는 생각이 반복되면서 빚은 눈덩이처럼 불었습니다. 결국 2년 8개월 만에 남은 채무는 약 6,500만 원. 이자는 눈앞이 캄캄할 정도로 불어나 있었습니다.
학업은 뒷전이 되었고, 카드값을 막기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도 하루에도 몇 번씩 도박사이트에 접속하곤 했습니다. 심지어 한동안은 실험실에서도 몰래 도박을 하다가 들킬 뻔한 적도 있었죠. 그때부터 ‘정말 이건 중독이구나’ 싶었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부모님 몰래 내 명의로 신청한 대출이 연체되었을 때였습니다. 연락이 끊긴 번호로 대부업체의 협박성 문자가 오기 시작했고,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가 울려댔습니다. 연구도 제대로 못 하고, 밤에는 불안해서 잠도 잘 수 없었죠.
결국 모든 걸 부모님께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충격을 받았지만, 생각보다 저를 다그치지 않으셨습니다. “살면서 누구나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어. 중요한 건 네가 그걸 인정하고 고치려는 자세야.”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처음 개인회생 상담을 받을 땐 정말 창피했고, 한편으로는 ‘나 같은 사람도 이런 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의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사는 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가능성을 설명해주었고, 그 순간 처음으로 ‘살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약 25%)
개인회생을 신청하기로 마음먹고 난 뒤, 바로 서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대출 계약서, 대부업체 거래내역, 소득증빙 자료, 대학원 조교 급여 내역 등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제 잘못을 숫자로 마주하는 건 고통스럽기도 했습니다.
상담부터 인가까지 약 5개월이 걸렸고, 다행히 규칙적인 수입과 반성의 진정성이 인정되어 법원에서 인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변제계획은 월 21만 원씩 3년간 납부하는 것이었고, 나머지 채무는 일부 탕감되는 조건이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유혹을 끊는 일이었습니다. 상담을 계기로 지역의 중독 관련 상담센터를 찾아가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고, SNS와 도박 관련 앱은 전부 삭제했습니다. 아직도 가끔 충동이 찾아오지만, 그럴 때마다 변제 일정표를 꺼내 보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약 15%)
지금은 개인회생 1년 차를 지나고 있습니다. 변제는 빠짐없이 진행 중이며, 도박도 완전히 끊은 상태입니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건강해졌다는 걸 느낍니다. 연구에도 조금씩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지도교수님과의 관계도 회복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실수를 인정하고, 제 힘으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사실이 자존감을 되찾게 해줬습니다. 개인회생 제도는 단순히 빚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삶을 다시 정리할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분 중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이 있다면,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다시 시작하려는 용기입니다. 저도 여전히 변제 중이지만,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라 믿습니다.